스피노자강좌후기

결국 "에티카" 읽기는 "1부 신에 대하여"를 맴돌다가 다섯번의 강좌를 마치도록 더이상 진도가 나가지 못했다
"에티카"는 너무 어려워 '정리''증명''공리'니 하는 낯선 단어들을 극복할 수 없었지만 손기태 선생님의 친절하고도 쉬운 안내로 스피노자가 제시하는 삶의 철학에 비교적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다
"에티카는 어렵지만 스피노자 철학 따라하기는 쉽다"
강좌가 끝나고 내가 감히 내린 결론이다
초절정 자본주의 사회체 속에서 각광받는 '엄친딸' '엄친아' '마친남' 되기가 얼마나 어렵고 스트레스 받는 일인데 그거 기꺼이 하지 않아도 행복해질수 있다는 얘기 아닌가?
내가 몰락해가는 자영업자이다 보니( 퍽이나 우려 먹는다^^) 전세계적인 경기침체를 그 누구보다 일선에서 체감하며 살고 있다
작년 봄강좌부터 노자를 만나기 시작해 연암 박지원, 왕양명에 이어 스피노자를 만났는데 이분들을 만나지 못했더라면 자본에 포획된 내 욕망을 만족시키지 못하는 현실에 얼마나 절망의 세월을 보내고 있을지...
내게는 자영업자로 돈벌어 성공하기보다는  현실도피해서 정신의 쾌락을 즐기는게 쉬운 선택이었다고나 할까^^

지난 일년여 동안 내 신체엔 많은 변용이 일어났고 "자신에게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것, 내가 욕망하는 것을 행하"고자 하는  자유로운 인간이 되어 가고 있다(아직 갈길이 멀지만^^)
수유너머에서의 여러 만남을 통해 공통개념을 형성하며  <2종인식>에 이르고자하는 욕망이 나를 행복하게 한다. <3종인식>은 꿈도 못꾸고ㅠ.ㅠ...
그런 욕망이 나에게 힘을 준다
스피노자 철학을 따라하기 쉽다고 했지만 그의 윤리학 실천이 "에티카" 해석만큼이나 어려운것 또한 사실이다
국가라는 사회체를 부정하지 않으면서 그 사회체가 촘촘히 쳐 놓은 그물망에 예속되지 않기가 쉬운가 말이다
스피노자가 제시하는 대안이란  꼬뮨주의이며 대중의 능력인데 국가폭력은 날로 기승을 부리는데 한가로이 꼬뮨만 형성할 것이며, 어느 세월에 대중의 능력이 향상되길 기대한단 말인가..등등의 조급함이 생긴다

나는 다시 "뇌 생각의 출현"이라는 책을 보았다
우주탄생의 순간을 떠올려 본다
빅뱅이 있었다
시간과 함께 팽창해 가는 이 우주 속에서 하나의  세포로 출발한 생명체가 오늘 이 순간 "나"가 되었다.
"나"는 이 세상의 모든것이다
무수히 많은 "나"(모든 생명체 포함)안에는 이 우주의 시간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그 어마어마한 시간 속에 "나"는 아주 잠깐 머물지만 또한 영원히 머무는 것이다
그 영원함에 비하면 국가라는 사회체는 필요에 의해 생겨났지만 필요에 의해 없어지기도 할 유한한 존재에 불과하다
이미 "나"에게 스피노자의 <3종인식>에 이르는 비젼이 각인된 이상 그 비젼은 시간속에 축적되고 "나"에게로 이어져 언젠가는 필요에 의해 현실이 될 수도 있을것이다
조급해 하지 말며, 열심히 꼬뮨을 형성하고, 꼬뮨과 접속하고, 열심히 욕망하자

강좌가 끝날즈음 나에게 구체적인  욕망 하나가  생겨났다
언젠가 문래동에 인문학 사랑방을 열고 싶다는...
얼마전 쫓겨난 문화예술위원장이 문래동에서 마을과 예술활동을 접목하는 운동을 한다는 기사를 본거 같은데
요즘 문래동이 뜨고 있다니까 부화뇌동하는 건 절대 아님^^(아직 갈길이 멀군요-.-;;;)
암튼 문래동이 아니래도 인문학 사랑방은 꼭 만들고 말테다(불끈!)

by gurmjae | 2009/02/24 11:35 | 행복한 공부 | 트랙백 | 덧글(0)

외부의 철학자 | 스피노자의 <에티카> : 코뮌적 삶을 위한 철학적 제안

 

스피노자는 이렇게 질문합니다. 우리의 삶을 왜곡하고 질식시키는 것은 무엇인가? 무엇이 사람들로 하여금 예속된 삶을 살아가도록 만드는가? 그는 우리를 짓누르는 온갖 종류의 미신과 편견의 기원이 어디서 비롯되는지 보여주며, 대중들의 지성과 자유를 가로막는 억압적인 체제로부터 벗어나는 길을 제시하려 합니다. 안경렌즈만이 아니라 자유로운 삶과 철학을 연마하고자 했던 스피노자. 그의 사상 속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1강. (1. 9) 스피노자, 내재성의 철학자
2강. (1. 16) 인간 정신에 대하여
3강. (1. 23) 신체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4강. (1. 30) 도덕과 윤리학의 차이
5강. (2. 6) 스피노자의 코뮌주의: 스피노자 vs 홉스
<이상은 강좌 안내글>

스피노자의 사상에 대하여 다섯번에 걸쳐 강좌를 들었다.
다섯번의 강좌는 스피노자 겉핥기에 불과했지만
그의 사상은 지금 이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겐 두고두고 곱씹을만함을 알게 해준 뜻깊은 강좌였다.
강좌를 들으면서 썼던 후기를 옮겨 본다


[에티카] 1부 "신에 대하여"를 읽을 생각을 하니 그저 막막해질 따름입니다
"신에 대하여'를 읽기 전에 "신"을 생각해 봅니다.
우주만물의 창조자로서의 신, 초월적 능력자로서의 신.
과학이 발전하면서 우주의 탄생, 생명의 탄생 기원이 속속 밝혀지고 있습니다
"뇌, 생각의 출현"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그 책에 보면 우주의 나이는 137억년
빅뱅후 우주가 탄생하였습니다
하나의 통일된 힘이 있었고, 이 하나의 힘이 빅뱅후 우주팽창과 더불어 순식간에 네가지 힘으로 분화됩니다
중력, 강력, 약력, 전자기력입니다
이중에서 지구의 생명 탄생을 가져오고 생각의 출현을 가능하게 한 것은 주로 전자기력, 전자기 상호작용이라고 합니다.
만약에 신이 있다면 그 신이란, 우주팽창을 가져 온 빅뱅의 순간, 통일된 하나의 힘, 이 우주를 움직이는 에너지의 근원, 그것의 다른 표현이라고 저는 생각하고 싶습니다.
그런 의미에서라면 "신이 모든것을 창조했다"라는 말은 맞다고 생각합니다
350여년전 스피노자가 "신에 대하여"를 쓰면서
인간의 의식 속에 갇혀있는 "신"에 대한 패러다임을 바꾸자고 제안했던 것은 아닐까요?

다시 "뇌, 생각의 출현" 을 보면
대략 35억년전 지구상에 태초의 생명현상이 일어났다고 합니다
하나의 단세포에서 출발하여 2개 이상의 세포가 공생하기 시작하면서 여러 생명체가 생겨났습니다
우주의 힘의 작용에 의하여 우연히(?) 탄생된 생명체는 자신이 처한 환경에 적응하여 생존하기 위해서 진화를 거듭해 왔습니다
모든 생명체의 생존의지가 생명현상으로 나타납니다
모든 생명체 하나하나에 깃들어 있는 생존의지!
스피노자는 모든 생명체 안에 도도하게 흐르는 그 처절한(?)생명의지에서 "신"을 보았던 것이 아닐런지요
그가 "신에 대하여"로 에티카를 시작했던건 결국은 삶의 의지로 충만한 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기 때문이었을 거라고 저 나름대로 단순무식하게 생각해 봅니다.
"바보야! 문제는 신이 아니고 인간이라니까" 라고 말하고 싶었던건 아닐까요^^

그렇다하더라도 1부 "신에 대하여"를 건너뛸 순 없겠지요-.-;;;

by gurmjae | 2009/02/24 11:30 | 행복한 공부 | 트랙백(1) | 덧글(0)

데리다 읽어 봤어요? 읽어보지 않았으면 말을 마세요

연구실(수유+너머)까페 책꽃이에서 달인 시리즈를 보았다
정말 우끼는 개콘의 달인, 김병만 선생이 떠오른다^^
그 김병만 선생이 한말씀 하신다
데리다 읽어 봤어요? 읽어보지 않았으면 말을 마세요

개념. 사유 네번째 시간, <타자라는 질문>에서 더 이상 한발짝도 못나가고 있어 답답하다

"공부의 달인 호모쿵푸스"에 꽃혀 공부라는 걸 해 보려고 폼 잡기 어언 몇개월!
어느 강좌를 막론하고 강좌때마다 인구에 회자되는 스피노자, 맑스, 니체, 푸코,들뢰즈, 데리다...
이들에 입문하려면 왠지 <개념 사유 > 강좌를 들어야 할거 같았다
연구실 사람들은 니체 광팬인거 같아서 니체를 들을까 망설이다가 "아냐 개념이 먼저야" 하고선 듣기 시작한 강좌
외부, 욕망, 주체, 타자, 감응, 이 얼마나 이해하기 쉬운 개념들인가 말이다
그러나 내가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한 그 개념들을 몽땅 해체시켜버려야 한다는걸 알았다.
내가 끙끙대는게 보였던지 내 짝꿍(그이는 나를 짝꿍이라 불러 주었다. 내가 얼마나 감격했는지...
그이와는 전습록 강좌에서 알게 되었는데 이번 강좌에서 서로 자리를 맡아주는 사이가 되었다.
그이는 아마도 연구실 학인인거 가트다 암튼..)이 하우 투 리드 데리다 란 책을 소개해 주었다.
지금 그 책을 읽고 있는데 정말 머리에 쥐난다
데리다를 어케 이해할것인가 설명해주는 책조차도 버거우니...
자영업자로 쪼잔하게 산 세월이 너무 길었던게야.
삶을 통찰하는 뇌구조가 그만 닫혀버린 거지
그래도 시험 안보는 이 공부가 얼마나 좋은지
치매예방에 좋다는 은행잎 성분 %&$을 줒어 먹으며
하루에 열페이지도 넘기기 힘든 하우 투 리드 데리다를 읽는다
"목에 걸린 존재로서의 타자"를 "환대"할때까지....

by gurmjae | 2008/11/19 10:06 | 행복한 공부 | 트랙백 | 덧글(0)

<사유가 낳은 개념, 개념이 낳은 사유>강좌 후기-2

개념없이 사유한 암흑의 시간이 있었다.
마침내 찿아낸 사유의 관문, 개념 챙기기 두번째 시간
<개념으로서의 욕망>

박정수샘의 열정적 강의에도 불구하고
<욕망>의 개념 정리가 가슴에 와 닿지 않았다.

그주 토요일 모임이 있었다.
여자와 남자, 비정규직과 정규직, 블루칼라, 화이트칼라 노동자, 영세자영업자, 전업주부(남자), 30대에서 50대 연령대를 아우르는.
이들을 한곳에 모이게 하는 느슨한 연결고리는
안티조선, 반한나라당, 촛불집회, 정도
확실히 말할 수 있는건 모두가 다 사회부적응자 또는 자발적(확신할 수 없지만) 낙오자라는 것

이런저런 울분성 시국토론 중에
"신사유주의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
이 빌어먹을 신자유주의가 몰락하길 바라는 기대감으로
그 대안을 고민(?)해 보다가
누군가 "결국 그 대안은 <화장을 고치고>다"
자본주의가 건재하는 한 또 다른 이름의 뭔가가 신자유주의를 대신하겠지라는 말이다. 동감
그래도 대안을 찿는다면
우선 나 스스로가 변해야 한다
각자가 자본주의에 길들여진 <욕망>으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한다고..
불쑥 던진 이 한마디에서
<욕망>을 사유함에 <자본>을 떼어 놓을 수 없음을 가슴으로 이해하였다.
내겐 의미있는 학습의 시간이었다

그리고
지난 봄에 구입하여 아직까지 씨름하고 있는 책 [코뮨주의 선언]중
박정수샘의 "코뮨주의와 욕망"편을 탐독하였다
내식대로 단순무식하게 <욕망>에 대한 개념정리를 하자면
<욕망>에는 병든 욕망과, 건강한 욕망이 있다
병든 욕망이란 자본에 "포획"되어 스스로를 착취하는 욕망이라면
건강한 욕망이란 "욕망을 변혁하는 것이다".


후기의 후기
머리로 안다는 것이 가슴으로 아는 것으로 연결되지 않고
또한 아는 것을 글로 표현할 수 없는 답답함이 있다.
그래서다
이렇게 끙끙대며 밤늦도록 후기를 쓰는 까닭은
Posted at 2008-10-30 Thu 02:13
정수
병든 욕망과 건강한 욕망, 전에는 별로 쓰고 싶지 않은 단어들이었는데, 샘의 얘기를 듣고 보니 괜찮네요.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욕망이 병든 욕망이 아니라, 사회에 포획되어 활동력을 상실한 욕망이 병든 욕망이라고 해야겠죠. 사회에 잘 적응한 욕망이 건강한 욕망이 아니라 자기 치유력과 면역력, 무엇보다 분열하고 증식하는 생식력을 갖춘 욕망이 건강한 욕망이겠죠. 머리보다 가슴으로써 쓰신 듯한 후기 감사하게 잘 읽었습니다.

by gurmjae | 2008/11/03 16:12 | 행복한 공부 | 트랙백 | 덧글(2)

<사유가 낳은 개념, 개념이 낳은 사유> 강좌 후기-1

첫 시간에 "외부를 사유하는 세가지 방법"에 관한 공부를 했다.
공부(!)를 했다기 보담 "외부"라는 내겐 너무도 생소한 개념을 개념화하기 위해
내 뇌세포가 주눅든 시간이었다.ㅡ.ㅡ;;;

누군가 내게 "이제 와서 그렇게 어려운 공부를 왜 하니? 돈 생기는 일도 아닌데"
그렇게 빈정거릴 때 나는 떳떳하지 못하다.
돈을 벌기는 커녕 이 불경기에 내 삶에 절대적 조건도 아닌 지적 허영심(?)이나 만족시키자고 강좌비 말고도 그 몇배나 되는 금전적 댓가를 지불해야하니 말이다.
그렇다하더라도 이러한 공부를 하지 않을 수 없는건
어느날 갑자기 찿아온, 내 존재감를 "위협"하는 끝없는 불안의 심연에서 스스로를 탈출시키기 위해서다.
난 그렇게 "외부"와 조우를 했다
"...중략.....외부성이란 이질적인 것, 외부적인 것 낯선 것을 향해 내부를 여는 것이고,그 낯선 것, 이질적인 것이 기어드는 것을 통해 주어진 상태를 바꾸고 쇄신하려는 것이다....중략...외부성은 뜻하지 않은 것, 이질적인 것을 통해 새로운 상태를 향해 스스로를 바꾸어가려는 진보적인 의지를 표현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 이것이면 족하다.
내 존재를 건강하고 유쾌하게 바꾸도록 이끌어 주는 "외부"

하이데거,푸코, 데리다,들뢰즈....가 사유하는 "외부"가 어떤 지점에서 만나고 헤어지는지 정확히 모르겠으며 절실하게 궁금하지도 않지만,
내가 "외부"와 기꺼이 접속하도록 도와주는 도구로서만 그들의 사유를 이용하면 되지 않겠나
결국,
나는 공(空)이니 하이데거와 만나 하이데거가 되고, 데리다와 만나 데리다가 되고....(허걱!!)
"외부"에 따라 그 어느 것도 될 수 있는 "나"를 꿈꾼다

by gurmjae | 2008/11/03 16:08 | 행복한 공부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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